코로나19, 과학 기술과 사법접근성

마단 로쿠르 대법관

마단 로쿠르 대법관은 인도의 전 대법관이자 현재 피지 대법원의 대법관이다 . 이 모음집에 수록된 모든 의견들은 외부 전문가들인 각 저자들의 의견이며, 유엔마약범죄사무소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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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부터 인도 대법원은 법학자인 마우로 카펠레티 (Mauro Cappelletti)와 브라이언 가스 (Bryan Garth)가 주장한 것과 같이 사법절차에 대한 접근권을 기본 인권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다. 1 의회는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1987년, 법률서비스 권한법률 (Legal Services Authority Act)을 제정하였다. 이 법률을 통해 여성, 아이, 구금자 그리고 그 밖의 사회적 약자에게 무료 법률구조와 상담이 제공되기 시작하였다.

사법접근성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위협받고 있다. 인도 법원의 첫 번째 대응은 법정에 출입이 가능한 변호사와 소송 당사자의 수를 제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신건 및 배당된 많은 사건들로 인해 이 대처는 법정 내의 유동 인구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많은 법원들이 "긴급"으로 간주되는 사건들만 다루기 시작했고, 결국 마지막에는 "매우 긴급"의 범주에 해당되는 사건들만 처리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는 봉쇄되었고 법원들은 휴정에 들어갔다.

몇백만 명의 소송 당사자들이 가진 사법접근성이 거부되는 것이 타당한가? 이 봉쇄를 타개하기 위해 대법원을 포함한 몇몇 헌법재판소들은 재판기일에 영상회의 기술의 도입을 실험하고 있다. 이 사실은 뉴스에도 보도되고 있는데, 바로 이러한 기술이 상급심 법원에서 적용된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상회의 기술을 사용하여 일부 사건의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이미 10년 넘게 우리 나라의 여러 지역 하급심 법원에서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특히 재판 중인 수감자들의 구금기간 연장을 위해 영상회의 시설들이 사용되어왔다. 이 절차를 더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교도소들과 법원들은 영상회의에 필요한 장비를 지급받고 또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교육을 받아왔다. 이러한 장비들은 몇몇 재판에서 테러리스트들과 폭도들의 증언을 녹화하는데도 사용되었다. 또한 몇몇 가족법 관련 사건의 재판과 결정에서도 영상회의 기술이 적용되어왔는데, 특히 사건의 당사자가 인도에 거주하지 않는 상황에서 종종 쓰여왔다.

2020년 3월 20일, 인도 대법원은 총 세 번의 재판을 영상회의를 통해 진행하였다. 아직 이 사건들의 전체적인 재판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꽤 성공적인 실험이었다고 전해진다. 다른 헌법재판소들 또한 영상회의 기술을 별다른 사고 없이 여러 사건에 적용할 수 있었다. 영상회의 기술을 통한 사법 접근의 가능성이 여실히 드러남과 동시에 짧아진 이동시간과 유동인구의 감소 등 여러 장점들이 나타났다.

사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한 대법원의 또 다른 과학 기술 사용의 예로 인도의 아홉 가지 언어로 제공되는 판결문 번역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 기능은 머신 러닝을 통해 결실을 맺을 수 있었고, 작년 11월부터 시작해 약 200개의 판결문이 번역되기까지 이르렀다. 앞으로의 계획은 번역되는 판결문의 개수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번역이 가능한 언어의 개수 또한 더해가는 것이다. 이 움직임은 인도 사법부가 추구하는 사법접근성 개선과 같은 맥락에 놓여있다.

정의를 추구하는 사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이것은 선구자적 리더십을 통해 달성할 수 있음이 분명하다.

 

1"State of Haryana vs. Darshana Devi" (MANU/SC/0609/1979) "Effective access to justice can thus be seen as the most basic requirement - the most basic "human right" -- of a modern, egalitarian legal system which purports to guarantee, and not merely proclaim, the legal rights of all."

Bryant G. Garth and Mauro Cappelletti, "Access to Justice: The Newest Wave in the Worldwide Movement to Make Rights Effective"